화분

한 장의 사진 그리고... 2001. 6. 14. 17:28


언젠가 문득 집안에 살아있는 뭔가를 키우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고민하다가 주유소에서 나누어준 나팔꽃과 조롱박 씨를 심기로 했다.
지난 5월 1일 동네 화원에서 조그마한 화분 하나와 그 안에 넣을 흙을 얻었다. 예전엔 어딜가나 흙을 구하기 쉬웠는데 요즘엔 흙 한 줌 구하기도 어려워졌다.




심은지 3-4일쯤 되자 나팔꽃은 싹이 트고..조금씩 자라났다. 20일쯤 되자 이제 제법 뭔가를 붙잡고 올라갈 준비를 하는것 같았다.
그래서 사진에서 보듯 베란다벽에 몇가닥 줄을 매달아 위로 올라가게 도와주었다. 헌데 이놈들 벌써 2m 정도 되는 줄을 다 타고 올라가 이제 옆에 있는 하수관까지 넘보고 있다.
아래에서 조용하게 위를 넘보고 있던 조롱박들도 올라갈 곳을 물색하고 있다.



얼마전 장모님이 오셔서 지저분한 그 화분을 걸레로 닦아 주셨는데 나팔꽃 줄기 끝이 부러졌다. 헌데 왜그리 장모님이 야속하던지...며칠동안 그 줄기가 새로운 덩굴손을 만들어 낼 때까지 매일 안타까와 했던 일이 있다.



지금은 모두 잘 자라고 있다. 화분이 너무 작아져 조금 걱정되지만..
이제 그 놈들은 내 생활의 일부가 되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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