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수만 간척지에서-2-훔쳐보기

한 장의 사진 그리고... 2002. 10. 31. 09:55
2.
매일 이 녀석들이 어디에서 무얼 하는 지 쫓아다니고....때론 텐트 안에 숨어서 그들의 사생활을 훔쳐보고...
'훔쳐본다'는 것, 그냥 대놓고 보는 것과는 다른 느낌이 들죠? 그들은 아마도 내가 그들의 생활을 그렇게 관찰하고 있는 지 알 수 없겠죠. 상대방이 의식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그들을 볼 수 있다는 게 보는 사람에게는 묘한 즐거움 같은 걸 주나봐요. (그래서 몰래 카메라가 유행하고 있는 것 인가?)
이 철새들이 내 카메라 앞에서 나를 의식하지 않고 잘 놀아줄 땐 몇 시간이 금방 지나가죠. 하지만 여섯시간이 넘도록 기다려도 카메라 앞에 파리만 날릴 땐 죽을 맛이죠.
<사진은 바로 그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