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동네 이야기 - 두번째 Kabul, Afghanistan <4>

달동네 이야기 - 두번째 Kabul, Afghanistan <4>

이렇게 열악한 환경속에서도 아이들의 표정은 밝다.
나에게 이곳은 최악의 환경이지만 이들에게는 최선이며 어떠한 비교대상도 알지 못한다.
내가  또 내 아이가 느끼는, 서울에 사는 자신의 환경에 대한 만족도와 크게 다를 것 같지 않다.
나는 또 내 아이는, 과연 서울의 그런 환경에 행복해 하고있나?

환경이라는 요소가 행복을 재는 절대적인 기준이 아님을 알기에
그래도 그들이 행복할 수도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해보지만 ....

그래도 안쓰러운 마음은 어쩔 수 없다.



아빠로 보이는 이가 줄줄이 아이들을 달고 내려오다가
산동네로 오르는 나를 세우더니 씨익 웃으며 사진을 찍어달라고한다.
이내 포즈를 잡고 사진 몇장을 찍었다.
사실 내가 그들에게 찍은 사진을 줄 수 없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그들은 사진을 찍었다는 사실 자체를 즐거워한다. 내가 카메라 액정 화면으로 찍은 사진의 모습을 보여줘도 그것에는 그닥 관심이 없다.




산 위에 사는 아이들은 비교적 아랫쪽에 있는 공동 수도나 무물에서 물을 길어나른다. 어린 나이에도 생존을 위한 노동을 해야한다.
아이가 서있는 뒤쪽 터널의 위에 맛 수드 장군 의 사진이 붙어있다. 맛수드는 북부동맹을 이끌던 반탈레반 세력의 수장이었는데 많은 이들의 존경의 대상이었다. (지금도 그렇고......) 그런데 그는 2001년 9월 9일 ..9.11 테러가 있기 이틀전 탈레반(?)에 의해 암살되었다. 우리가 이곳 달동네에 오른 날도 바로 그의 기일이었다. (혹자는 맛 수드의 암살이 9.11 테러의 전조였다고도 한다.) 이 날 카불에서 가장 큰 운동장에서 맛 수드 장군의 추모 집회가 열렸고 카르자위 대통령등 요인들도 참석했다. 다행히 불행인지 이날은 카불에서 별다른 테러사건이 일어나지 않았다.
(전날 9월 8일 미군을 포함한 4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자살 폭탄 테러가 미 대사관 근처에서 있었고..)
김영철 PD, 카빌 운전기사, 코디네이터 박재복 선생, 기훈석 PD,그리고 나...
달동네 마을에서 ..사진 한 장 찍다.

달동네 이야기 - 첫번째 Kabul, Afghanistan <3>

달동네 이야기 - 첫번째 Kabul, Afghanistan <3>





카불
도시 한가운데 2000m 넘는 높은 산이 있고 도시 주위도 높은 산으로 둘러싸여 있다. 난민으로 떠났던 사람들이 다시 유입되면서 그들이 공간이 부족했다. 그들의 선택은 바로 산이었다. 아래서 계획적으로 생기기 시작한 흙벽돌집들은 어느새 급경사의 꼭대기까지 빼곡히 들어찼다. 문제는 하수와 화장실 오물의 처리인데, 현재는 그냥 방치 상태이다.



이곳의 가장 좋은 놀이는 어른 아이 없이연날리기이다. 언제든 바람이 불고, 연은 싸게 있다. 덕분에 하늘에는 항상 예쁜 색깔의 연들이 떠있고, 아프간의 현재 사정 만큼이나 복잡하게 얽힌 전깃줄마다 주인 잃은 연들이 매달려 있다.



이곳에서 만난 비둘기 아저씨….우연히 만났지만 이곳 사람들은 금방 친구가 된다.

산꼭대기에서 차까지 얻어마시고, 그가 키우고 있는 예쁜 비둘기들의 공연도 있었다. 비둘기는 평화의 상징이라고 하는데 이곳에도 폭탄 냄새가 빨리 사라지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