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그분들을 결국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린', 지난 며칠동안 많이 아팠다.

첫날은 밤새 머리가 아프다고 하여 걱정했더니...'중이염'이란다.
귀속이 아픈 걸 그렇게 머리가 아프다고 표현했나보다..그래도 일단 병명이 나와서 다행이었다.
(중이염은 보통 만 3세가 되는 아이들이라면 두세번씩은 걸리는 흔한 병이라고하는데, 린이에게는 처음이었다.그래서 나도 린이엄마도 그런 증세를 감지하지 못했다.) (사실 아이들이 아프면 아이가 자신이 어디가 어프다는 걸 잘 표현하지 못하기 때문에 병을 발견하지 못할 수도 있지만...)
항생제를 먹으며 아픈게 약간 나는 듯하더니만 다음날 새벽 부터는 먹은걸 모두 토해내기 시작한다. 혹시 뇌수막염이 아닌가 걱정 했는데..다행?히 장염이란다. 그런데 어린아이의 '장염'이란 것이 어른들의 그것보다 더 치유되기 힘든가 보다. 물 한모금을 먹으면 그만큼을 토하고 우유를 먹으면 또 그걸 모두 토하고, 배고픔을 참지 못하는 린이는 계속 토하면서도 물을 벌컥벌컥 먹고 우유를 먹어댔다. 그리고는 어김없이 모두 토해버렸다. 먹고 토하기를 반복하기를 사흘..미음을 먹기 시작하면서 토하는 증세가 약간 호전되었다.
어제부터는 좀 괜찮은 듯 했는데...밤에 밥을 먹고 ..또 모두 토해버렸다....다시 조심조심 오늘은 죽만 먹고서 다시 80%의 생기를 찾았다.
내일쯤이면 거의 정상이 될것 같지만 유치원에는 안보내기로 했다.




아이가 아프면서 린이도 나도 또 린이 엄마도 거의 잘 먹질 못했다..게다가 린이엄마도 체해서 힘들어하고....모든 식구들이 린이 주려고 끓인 '미음',' 죽' 남은 것으로 지난 주말 그리고 월요일을 연명했다. 사실 린이가 먹질 못하는데 나에게 왕성한 식욕이 생길 리가 없지...린이도 얼굴이 많이 수척해졌다. 아마 체중도 1-2Kg 줄어든것 같다. 나역시 체중이 좀 줄었다. 린이엄마 체중은 좀 줄었나 모르겠다.




린이가 토할줄 알면서도 물을 벌컥벌컥 들이키던 날 ...새벽...
부모가 무엇이고 자식이 무엇인가 생각했다.
그리고 많이 울었다. 물먹는 린이 보면서...
이제 내가 아빠가 된지 거의 만 3년 되었다.
이쯤되면 내 부모님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던 적이 있었는데,
도대체 내가 나의 부모님한테 무엇이었나 또 무엇인가 하는 생각은 단 한번도 할 수가 없었다.
지난 며칠을 격으면서는 오히려 내가 부모님의 마음을 이해할수 없을 거라는 생각을 했다.

난 그분들을 결국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