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학동 이야기<1>2003년 2월 어느 일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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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중심을 가로지르는 청계고가...하늘을 찌를 듯한 건물 숲을 지나면 이내 노란색이었을 -이제는 색이 바랜 - 성냥갑 모양의 일정한 건물들 사이를 지나게 된다. 바로 3.1 아파트, 아파트 동 사이로 얼핏 보이는 그 너머에는 무엇이 있을까 궁금하다.

'청계 8가' 표지판을 따라 고가 도로에서 내려선다.

서울 특별시 중구 황학동

도로는 온갖 잡상인과 행인들, 그리고 무질서하게 주차된 차들로 분주하다. 사람들 틈을 비집고 들어간다.


카메라, 시계, 군용 야전 침낭, 먼지 쌓인 비디오테이프, 이발소 그림(?)들, 닳고 닳은 국적 불명의 골동품들...이미 잊혀진 온갖 종류의 물건들이 사람들이 지나는 인도를 모두 차지하고 있다.

뒷골목으로 들어선다.
대낮인데도 이곳저곳 엉덩이를 들이민 포장마차에서는 족발을 삶는 수증기가 피어오르고 술이 거나하게 오른 취객들의 언성이 드높다.


아파트 너머와는 교묘하게 단절되어 있는 느낌이다.

고가도로 위의 빠른 교통의 흐름에 비해 이곳에는 왠지 빠르게 움직여서는 안될 것 같은 기운이 있다. 숨을 죽이고 그 안으로 한 걸음 들여놓는다.

이곳에는 백남준의 비디오 설치작업을 연상케 하는, 쌓여 있는 중고 TV들 나름대로 그 화면마다에는 이곳과는 사뭇 다른 풍경들이 비춰진다.

어디선가 오래된 가요가 흥얼흥얼 흘러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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