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마을 이야기-(1)

올해는 한인이 러시아 연해주로 처음 이주하여 정착촌을 이룬지 140년 되는 해 라고 한다.
러시아에 이주한 한인들을 고려인-까레이스키-라고 하는데 이들의 운명은 순탄치 못했다.
대부분은 1937년 스탈린의 강제 이주정책에 따라 그나마 일구어놓은 삶의 터전을 빼앗기고 중앙아시아의 우즈베키스탄이나 카자흐스탄 등지로 쫒겨나는 신세가 되었다. 그런데 소비에트 연방이 뿔뿔이 나뉘게 되고 각각의 독립국들이 자신의 종교와 민족주의를 주장하게 되면서 고려인들은 그들 선조가 정착했던 연해주로 다시 돌아 오는 행로를 밟게 된다.

연해주 우수리스크에서 30분쯤 떨어진 곳에 '우정마을'이 있다. 이곳에는 30가구 정도의 고려인들과 몇가구의 러시아인들이 산다. 여기 고려인들 대부분은 카자흐스탄이나 우즈베키스탄에서 재이주 해왔다. 우정마을 사람들은 동북아 평화 연대의 도움과 그들의 자립의지로 조금씩 삶의 질이 나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부분의 고려인들이 한국어를 잊었으나 최근 많은 고려인들이 한국어를 다시 배우고 있다. 그들에게 한국어는, 러시아에서도 변방에 살고 있으면서도  또 소외받는 민족으로 살아왔던 과거와 현재의 모습에서 한국과 지정학적으로도 가까워진 연해주땅에서 다시 그들의 정체성을 찾고 경제적으로도 한국과의 관계속에서 새로운 전환점을 가질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고 있다.

이들이 한국과의 관계 속에서 많은 것을 얻고, 연해주에서 고려인으로 살아감을 자랑스럽게 생각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