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kha --Gorepani 5월 22일

Sikha 1935 m
Gorepani 2750 m

밤새 롯지 잎에 묶어놓은 당나귀 종소리와 멀리서 들려오는 곡하는 소리에 잠못 이룬 일행들...하지만 난 잘도 잤다. 아침까지 한번도 잠을 안깨고....
징을 둥등 두드리며 곡하는 소리의 정체는 아침이 되어야 밝혀진다.
장례식이 있었던 집이 바로 마을 아래쪽에 있었던 거다. 이곳 장례풍습역시 기간이 길다. 벌써 13일째 상주는 물 외에는 아무것도 먹지않고 돌아가신 어머니의 죽음을 슬퍼하고 있다.
햇볕을 쬐고 있는 상주의 모습
조문객의 얼굴에 서도 슬픔이 묻어난다.
조그만 학교를 지니게 되었는데 어렸을 적 초등학교 다니던 때를 연상하게 했다. 운동장에 쪼끄만 아이들이 줄서서 선생님 북소리에 맞추어 체조를 한 후에 손 검사가 이어진다. 손이 지저분하고 손톱에 때 낀 아이들 손등은 가차없이 선생님의 30cm자가 용서치 않는다. 아이들을 촬영하면서 슬그머니 움츠러드는 내 손....벌써 며칠째 손톱에 낀 때를 씻지 못하고 있었다.
이미 우기에 접어들어 며칠째 오후2-3시가 지나면 비가 내린다.
시카에서 고레파니에 이르는 길은 처음에는 완경사로 오르다가 마지막에 가파른 계단으로 수백m를 올라야 한다.
그래도 거리가 짧아서 오후 2시경에 롯지에 도착했나보다. 잠깐 휴식을 취하고 비가 조금씩 내리는 고레파니 골목을 산책했다.
그런데 이게 왠일...갑자기 장대비가 쏟아졌다. 대책이 없어 어느 문열린 집으로 뛰어들어갔다. 어른 몇 명이 이야기를 하고 있었고 또 아이들 몇 명은 비오는 골목을 들락 거리며 놀고 있었다.
Gorepani라는 지명은 '말에 먹일 물' 에서 왔다고 하는데 (Gore는 말 pani 는 물) ....갑작스레 내린 장대비에 물구경 많이 했다.
이곳의 집들은 대무분 파란 칠을 한 함석으로 벽이며 지붕를 덮었다. 자연환경과 별로 어울릴 것 같지 않지만 그래도 묘한 조화를 이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