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그곳에 이르지 못했다. 아, 묵티나트!!! -5월 16일

트래킹 첫날 비행기로 2700m 고도의 Jomsom으로 간 후 Kagbeni까지 다섯 시간 정도를 걸었다.
두통이 조금 있었지만 그것이 고소 증세라는 건 잘 몰랐다.
문제는 그 다음날....3800m의 Muktinath에 가는 일정에서 생겼다.
갑자기 고도를 올리니 몸에 문제가 생긴거다.
3400m 정도 까지는 그저 머리가 조금 아프구나 정도였는데 ...
3550m 의 Jharkot를 눈앞에 두고서는 열걸음 걷고 쉬는 일을 반복해야만 했다. 머리가 정말 아팠다. 눈도 떠지질 않고, 구역질도 나고..
(나보다 조금 먼저 고소증세를 느낀 후배 승민씨..널려진 당나귀 똥에도 아랑곳 않고 잠시 쉬기만 하면 바닥에 벌렁 누워 버린다. 그때만 해도 나에게는 그런 증세가 오질 않아서 솔직히 그렇게 힘들어하는 승민씨가 잘 이해되질 않았다."승민씨 미안해!!!" 몇시간 뒤에는 내가 바로 그런 모습이 될거라는 사실을 난 정말 몰랐어...)

겨우 겨우 자르코트에 도착했다. 보통 걸음으로 30분만 더 가면 목적지에 도착한다지만 정말 한 발짝도 움직일 수 없었다.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안나푸르나 여신은 나에게 거기까지만을 허락했다. - 사실은 조금 더 올라야 된다는 미련도 생기질 않았다. 산(山)이 허락한 곳이 거기까지니까 난 거기까지만 간 거고...

Jharkot에서 한시간 정도 잠자다가 일어났다. 그래도 목적지 Muktinath에 이르지는 못했어도 이곳의 흔적이나마 촬영해야 되겠다는 생각에 30분정도 촬영했다.
그런데 그곳 Jharkot 에는 거의 젋은 사람과 어린이는 거의 보이질 않았다.간간이 눈에 띄는 사람들은 노인들밖에 없었다. 악간 무서운 생각이 들었다. 언덕에 빼곡히 들어선 건물들이 유난히 음침해 보였다.
이곳에서도 젊은 사람을은 도시로 나가야만 살 수 있나보다.

자르코트로 오르는 마지막 계단 즈음에서 처음으로 '야크'를 보았는데 그것도 마치 꿈속 같이 느껴진다.
털이 북슬한 '야크' 덩치가 위압적으로 느껴졌었다.
야크는 고도 3000m 이하에서는 살 수 없다고 한다. 기압이 높아지고 산소가 너무 많아지면 몸에 이상이 생긴단다. 우리 보통 사람들과는 다른 모양이다.

묵티나트로 가는 길...
자르코트에서 비몽사몽 찍은 몇 장의 사진 중에서...
자르코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