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은동 유진목공소 윤대오 사장님

서울에도 이런곳이 있다. 아직...
홍은동 고가도로 아래...


항상 웃는 얼굴에 손님을 맞아주시는 윤대오 사장님
얼굴과 옷에는 하얗게 나무 가루가 앉아 있다.
마치 분을 칠한 것 같기도 하고...



아직도 옛날 방식으로 문살을 짜신다.
요즘에는 문을 대기업에서 대량으로 찍어내기 때문에 예전에 비해 많이 줄었단다.


주로 문을 만드시지만 작은 가구도 만드시니까...대충 설계를 해 가면 사장님 도움을 얻어 예쁜 가구를 만들 수 있다. (전화번호 02-3216-9627)


"어떤 때는 침대 누웠잖아요? 딸래미가 가시를 20개 정도 빼요. 손에 굳은 살도 많고 손이 예민하면서도 둔하다고 할까..하도 손을 써서 지금도 가시가 많거든요..고름이 됐다가 가시가 따라서 없어져요..그만큼 제가 미련해요.일하는데 정신을 팍 쏟고 가시가 들어가도 아프단 생각을 안해요. 생활이니까..."




김창희 대목의 목각인형- 청도한옥학교

청도 한옥학교의 김창희 대목을 처음 뵙던 날 ..


3월 16일 ..온종일 눈이 내린 사실은 바로 앞..의 글에서 알 수 있을 것이다.


학교 일주문 공사때문에 바쁘신 와중에서도 반나절을 투자해서 우리가 부탁한 목각인형을 깍으셨다.


1.그냥 은행나무였다.

2.자르고...
/김창희 대목

3.깎고...

4.다듬고...

5.또 다듬고...-
수술대 위에 오른 피노키오같다.


6.날은 어두워가고

7.주인은 떠나고

8.목각인형은 홀로 남았다.
린(麟)이를 닮았다.

부안 대목-김홍술 옹

목수는 재능도 있어야하지만 내가 맘을 옳게 먹어야돼. 옳은 맘으로 일하는 것이지 돈 벌어야겠다 맘 먹으면 틀려버려 내 말 안틀려요 내가 여기서 돈을 벌어야겠다 맘을 먹으면 내 맘이 버려 버리거든. 집도 마찬가지지, 하루라도 덜해서 내 볼일 볼려고 하는거지 어쨌든지 집을 할려는 맘을 먹는 사람은 내가 작품을 만들어야겠다 그런 맘을 먹고 일을 해야 집이 잘되는 것이지 돈을 벌어야 것다고 하면 절대.....세상을 이렇게 살았어요....


조선 톱...
이거 내가 만든 건디 그전에 이런게 있어야 큰일하지 이런거 없으면 큰일 못혀. 큰나무 썰어야 한께

동네 어르신 들과...




올해 여든 여덟이 되신 김홍술 옹.
지금은 더 이상 당신이 하시던 목수 일은 하실 수 없지만 ...아직 당신의 손과 예전에 사용하던 녹슨 도구들에선 당신의 고집이 묻어난다.

가격을 정하는 가장 합리적인 방법

부안 한진 목공소 -정환진 옹
부안에 아마도 소목을 하시는 거의 유일한 분이 아닐까..

요즘엔 뭔가 필요한 생활용품은 대기업을 통해 이미 만들어져 있거나..값싼 중국산이 거의 우리 주위를 감싸고 있다.

그에 비해 가격도 비산 편인데도 누군가는 이런곳에 '자신의 집 마당에서 자란 가죽나무'를 가져와서 뭔가를 만들어 달라고 하기도한다.
우리가 처음  물어물어 한진목공소를 찾았을 때도 정환진 옹은 누군가로 부터 부탁받은 찬장을 만들고 계셨다.



만드신 물건의 가격은 어떻게 정하시나요?

" 일정한 가격이 없고 부르는게 값이고 사람 봐서 돈 있게 생기면 몽땅 부르고 ...필요허면 가져가겼지...돈 안 깍는 사람한테는 아주 세밀하게 만들어주지... "


결국 물건의 가격을 매기는 기준은 사용하는 사람이 정하는 셈이다. 어쩌면 가장 합리적으로 가격을 정하는 방법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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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벽, 신영훈/ 우리는 다 목수다.




이분들을 만나고 정말 큰 어르신들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그리고 일생을 하나의 뜻을 갖고 올곳이 살아야 겠구나하는 생각을 하게도 되었다.

목수들은 자신들의 손으로 집을 지었다.
이분들이 바로 저 손으로 삶을 지어왔다.
나도 내 손으로 삶을 짓는다. 당신도...
우리는 다 목수다.

감히 대가들 앞에서 카메라를 들었다.


김대벽
1929년 함경북도 행영에서 출생. 현재 해라시아문화연구소 연구원이며 한국사진작가협회 자문위원으로 활동중이다. 주요 작품으로 <한국의 가면 및 가면극> <문화재대관 - 무형문화재편> <중요민속자료편> 등의 사진을 전담 촬영했다.


신영훈
1935년 개성 출생. 1959년부터 국가지정 중요 국보, 보물 보수에 종사했다. 1962년부터 1999년까지 문화재 전문위원을 역임했고, 한옥문화원 원장, 해라시아문화연구소 소장으로 재직중이다. 주요 작품은 전남 승주 송광사 대웅보전, 충북 진천 보탑사 3층목탑, 경북 청도 운문사 대웅보전, 미륵사 용화전, 프랑스 고암서방, 영국 대영박물관 한국관 사랑실 등이다. 지은 책으로는 <한옥과 역사> <신라의 기와> <한국의 살림집> <한옥의 미학> <한옥의 건축 도예와 무늬> 등이 있다.

오랜만의 황학동行

거의 3년만에 황학동에 들렀다.
그것도 한밤중에..(.어젯밤 10시가 넘은 시간)

2003년 봄, 초롱이와 친구들이 뛰어놀던 그곳에는 시꺼먼 아파트가 올라가고 있다.
그리고 청계천 도로변을 마치 성곽같이 싸고 있던 삼일아파트들은 2층상가까지만을 남기고 흉물스럽게 잘려져 있다.

어두워서 앞도 분간되지 않는 뒷골목은 쓰레기로 발디딜 틈 없었고..도둑고양이 한 마리만 저 앞에서 제 갈 길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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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초 동안'


'1/8 초 동안' 우리는 얼마나 많이 움직일 수 있을까요?
짦은 시간이죠?
누군가는 그 시간동안 거의 미동도 할 수 없지만, 또 누군가는 많은 거리를 움직입니다.
앞서 가더라도 뒤에 누가 오는지 한번쯤 뒤돌아 보고 손 잡아 줄 수 있는 여유를 가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황학동 이야기<6>서울다방

"서울다방" 오후 5시 반(24동 삼일 아파트 맨 끄트머리)

카메라를 메고 이층 계단을 올라 이곳에 들어서는데……주인인 듯한 아주머니가 뛰어나오듯 반갑게 날 맞는다. 아주머니는 오래된 패션이지만 단아하게 옷을 입고 화장을 곱게 하고 있었다.

침침한 다방 안에는 단 한사람도 없다. 널찍한 옛날 다방의 모습, 덩그러니 놓여있는 수족관, 이름 모를 물고기 몇 마리, 나무를 때는 난로, 벽엔 어울리지 않는 장식품들……


“저쪽에 가면 사진 찍을 것이 있어요.” 하며 나의 손을 잡아끈 곳은 오래된 난로가 있는 곳. 예의상 사진 몇 커트 찍고 있자니 주섬주섬 말을 붙인다. 그 아주머니는 이곳에서 18년 동안 다방을 운영해오고 있단다. 예전에 이 건물에 불이 났던 얘기, 자신의 딸 얘기, 또……그리 재미있진 않았지만 열심히 들어주었다. 아마도 오늘 누구와도 얘기하지 못한 것 같았다.

사진을 찍어도 괜찮겠냐는 말에 이곳에 있는 모든 것은 찍어도 좋지만 자신의 얼굴만은 찍으면 안 된다고도 했다.

예전엔 이곳도 단골손님들로 북적였다고 했다. 하지만 지금은 거의 손님이 없는 모양이다. 가게가 너무 조용해서 내가 말을 꺼냈다. “주말에는 사람들이 좀 오겠죠?”

주말에도 사람들이 거의 없단다. 그래서 주말에는 직접 거리에 나가 커피를 판단다.

누군가 복제 테이프를 팔다가 남은 것을 주고 갔다고 했다. 갈 때 갖고 싶은 테이프를 가지고 가란다. 이것 역시 예의상 몇 개 집어 들고 나왔다.

황학동 이야기<5> 광주식당

"광주식당" 오후 4시
(18동부터 24동 까지 거의 대부분의 판자집들은 철거되었다.)


21동 뒤 삼거리 모퉁이 집, 광주댁 아주머니가 13년째 경영하는 식당이다. 불과 1,2년 전만해도 주위는 집들로 가득했었는데 이제 한두 집만이 동그마니 남아있다. 그러나 이곳에서 행상을 하거나 아직 자신의 가게를 근근이 유지하고 있는 단골들로 늘 북적댄다. 대낮부터 언성이 높아진 손님의 목소리가 문밖까지 새어나온다.


'삐그덕' 문을 열고 들어선다. 한두 평 남짓의 조그만 공간. 아직 식사 때가 되지 않았지만 뭔가 먹어야 될 것 같기에 떡라면 한 그릇을 시켰다.


옆자리에 앉은 손님-술을 조금 마신 듯한-은 뭔가 자신의 의견을 주절이 주절이 옆 사람에게 늘어놓는다. 둘이 먼가 의견 차이가 있나보다. (파마를 하던 중이었는지 광주댁 아주머니는 머리를 꽁꽁 싸매고 있다.)
광주댁 아주머니는 라면을 끓이며 그들의 말을 거든다.
"하이고. 그냥 맞다고 혀 ~ !"


밖에 야채를 리어카에 싣고 오신 청량리 아줌마가 왔다. 광주댁 아주머니 큰 손으로 양파며 무, 배추를 골라 가격을 흥정한다. "허 참 그거 얼마나 남는다고 깍는디야.." 값을 흥정하는 그들의 얼굴에선 情이 물컥 배어난다.

황학동 이야기<4>초롱이네식당

"초롱이네 식당" 오후 2시


식당 앞에 의자가 두 개 놓여 있다. 친구들이 모두 떠난 곳에 아이 둘이 놀고 있다. 초롱이와 소현이...
(초롱이 부모님은 아파트 20동(?) 뒤켠에서 음식점을 한다. 원래 23동 뒤에서 가게를 했었는데 지금은 철거되고 이곳 20동으로 옮겨왔다.)
지금은 철거된 지역을 벗어나 살고 있지만 방과 후 그들은 이곳 식당 근처에서 논다. 물론 티격태격 싸우기도 하지만 그들은 둘도 없는 친구다.
주인 잃은 개 두 마리, 역시 친구를 잃은 할아버지와 놀고 있다.